사랑하는 딸이 잠들면 나는 조용히 거실로 나온다
잠들기전 30분에서 한시간 나혼자만의 소중한
사색의 시간이다
분명 안방문을 닫고 나올때
불이 꺼져 있었는데
왜 불이 켜져 있는걸까?
조용히 안방문을 연다
근데 사랑하는 딸은
거울을 보면서 열심히
치아를 만지고 있다
아내는 누워서 딸 아이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딸아, 네가 자야 아빠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데
무슨 일이니 정말!
아빠!
치아가 흔들리고 있어
이젠 치아가 흔들리고 빼는 일도 익숙하다
이갈이 하는 시즌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한테 부탁하면 한번만에 딱 뽑을수 있는데
딸 아이는 내가 뺄거야
엄마에게 부탁하지 않을거야
확고한 마음이다
저녁쯤 딸아이가 나에게 질문했다
아빠!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수학 복습하라고 했는데
만약 복습(숙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거야?
음~~~~
숙제를 하지 않으면 너 기분이 안 좋겠지~
그런 고민보다 지금 얼릉하고
너 좋아하는 핸드폰 게임하겠다~
딸아이가 울면서 물어본다
그게 아니고 안 하면 어떻게 되냐고?
(선생님한테 혼날까~~)
(그런 고민할때 얼릉 하라고~~)
학창시절 나의 모습을 돌아보니
나 또한 숙제할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그냥 몽뎅이로 선생님한테 몇 대 맞자를 선택한 사람인데
만약 우리 엄마가
그 고민할 시간에 숙제 하겠다
말했으면 뭐라고 답했을까?
(딸 아이처럼 울었겠지)
아빠는 내 편을 들어줘야지!
숙제 안 해도 되!
그런 응원의 말을 해줘야지!
그게 맞는 정답일까?
햄릿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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