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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열열사 시신인양지

조형물과 하늘과 구름이

만들어낸 작품은 이루 말할수가 없이 위대하다.

찐한 파란색과 흐릿한 흰 구름만 있으면

매일 봐온 풍경도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다.

오늘은 멍하게 하늘만 바라보고 싶다.

 

 

인생도 제행무상이겠지.

똑같은 시간과 장면은 없다.

지금 누리고 있는 이 시간.

지금 내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장면은

영원히 재생되지 않는다.

그러니 핸드폰 사진 촬영으로 담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화질이라고 자랑해도

내 눈만큼 선명한 화질은 없다.

우리 몸은 정말 위대하다.

그 말은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존재다.

 

 

내가 느낀 이 순간의 기분은

온 세상이 나를 위해 합주곡을 연주하는 것 같다.

아니 이 세상은 그냥 연주한다.

그냥 자신들이 뽐을수 있는 에너지를 방출한다.

누구를 위해 연주하는 게 아닌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뿐.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한다.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이루어낸 결과물은 무엇인가?

지금 나의 정답은 존재하는 것만큼 기쁜 것이 있나요.

 

 

사랑스러운 딸 아이가 강아지 목줄을 끌고

엄마와 산책을 정답게 하고 있는 장면

그 장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근데 그 딸 아이가 애완견에게 한마디를 던진다.

똥개야. 가자.

 

 

애완견은 가족이다.

그 정의를 갖고 있는 엄마가

딸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

사랑하는 딸아이에게 투명한 말을 던진다.

네가 똥개다.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은 다르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들이 산책하는 모습.

아들은 자전거 타는 게 어색하다.

그 모습에 투명한 말이 나오는 아빠.

거봐. 자전거 타는 거 쉽지 않다고 했지

 

 

나도 아빠고, 남편이지만.

왜 이리도 무겁고 투덜거리는 말이 내뱉는 걸까.

상냥하고 다정한 말과 언어들이 많은데 말이다.

걱정스러운 마음 때문에 그런건 아닐까.

혹시나 아들이 자전거 타다가 넘어질까봐.

아무튼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은 다를수밖에 없다.

나라면 안 그럴 것 같은데 말은

그 사람이 1인칭 시점이 되어보면

아마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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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

평소 보이지 않던 동상이 보였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뭘까?

 

 

아~~~ 김주열 열사

동상 기념비

 

 

표지판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지)

 

 

4월혁명이 시작된 곳

 

 

김주열 열사 생애

(1944년 ~ 1960년)

 

정말 젊은 나이에

저 세상으로 가셨네요

 

 

건립 취지문

(남원의 아들로 태어나

마산의 아들로 목숨을 바치고)

 

 

그냥 씁쓸한 감정이 올라온다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나이인데

어른들은 먹고 산다고 정치에 무관심하니

 

올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한 고인을 떠올리면

그냥 투쟁이 뭘까 생각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불꽃을 피우다

민주주의 - 시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정말 지금 대한민국은 시민이 주인일까?

그냥 저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주인은 아닐까?

시민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일은 없는데

 

 

어쩌다 보니까

딸 한명을 가진 아빠가 되었다

근데 우리 딸이 대한민국이 어쩌고 하면서

투쟁하려고 한다면, 나는 어떤 자세를 취할까?

 

 

이런 기념비가 무슨 소용일까?

내 곁에 없는데, 열사라는 단어가 무슨 소용일까?

 

 

보수가 뭘까?

진보가 뭘까?

점점 그런 의미가 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구축된 틀을 바꾼듯

새롭게 구축한 듯 또 다른 자리만

사람만 등장할 뿐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그들은 달라지지 않는다

 

 

추모의 벽

어떤 마음으로 추모해야 할까?

 

그냥 향만 피우고

추모 자리에 왔니, 안 왔니

이런 게 중요한 요즘 시대인데

 

 

그냥 씁쓸한 기분으로

그를 바라보게 된다

 

어떤 추모의 글을 남겨야 할까?

어떤 말을 전해야 할까?

 

 

이 바다는 지금도

유유히 흐른다

 

그냥 흐른다

자신의 역할은

유유히 흐르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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