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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포구청 후문앞 붕어빵 파는 가게 퇴근 시간에 사람들이 붐빈다

사람의 심리가 참 신기하죠. 평소에는 별생각없던 붕어빵인데

사람들이 붐비니까 나도 한번 먹어볼까 생각으로 붕어빵 가게앞으로 갔다

사람들이 싹 사라지니, 사장님도 아~~ 어쩌죠.

이제 마감하려고 하는데 ^^

네. 조심히 귀가하세용 ^^ 사장님

 

 

제21회 경남마라톤대회 마지막 연습이다

일단 출발선에 가기 위해 천천히 걷는다

출발선에 도착한 후 가볍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준다

사랑하는 나의 몸, 이제 달릴거야. 너도 준비해줘 ^^

 

 

우리 엄마가 자주 이야기하던 말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니

늦은 밤에 러닝해도 안전한 대한민국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이제 대한민국은 밥 굶은 사람들이 별루 없다

다이어트를 위해 소식하는 사람들은 있어도

정치와 경제가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할것이다

 

 

100m 걷고 3km 달렸다

200m 걷고 200m 달렸다

달리는 흐름이 끊기면 다시 페이스를 올리는 게 힘겹다

그러니 죽을만큼 힘들지 않으면 그냥 한발자국 내딛는 게 현명한 일이다

100m 걷고 3km 달렸다

마지막 1km 천천히 음미하면서 걸었다

 

 

고향 진주에 계시는 울엄마 치매 증상이 심해졌단다

엄마를 생각하면 가끔 속시원하게 울고 싶어진다

왜 혼자 그 힘든 일을 견뎠을까?

자녀가 육남매인데, 그 아픔을 말하지 않았을까?

어른이니까, 자신의 아픔은 홀로 이겨내야 하는 걸까?

든든한 가족이 있는데 왜 홀로 견뎠을까, 가슴이 아프다.

 

 

엄마는 그 아픔을 오랜 기간을 홀로 삼켰다.

그리고 결단을 내렸다.

농약을 마시고 자살시도를 실행했다.

농약을 파는 사장님께서 엄마 모습이 이상해서 제일 약한 농약을 주셨다.

엄마의 계획은 무너졌다. 농도가 낮은 농약이라서 그냥 미치도록 괴로웠단다.

급사망이 아닌 오장육부가 미치도록 괴로워서 결국 막내누나에게 119 불러달라고 전화했다.

나는 우울증 때문에 자살시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엄마에게 관심이 부족했다.

 

 

왜 마음씨 착한 피해자들만 자신을 자해하는 걸까!

빌어먹을 가해자들은 싱글벙글 웃고 사는 세상인데.

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된 엄마에게 내가 할수 있는 말은

과거 일인데 돌릴수도 없잖아요. 잊고 지금에 집중하세요.

이런 개똥같은 격려랍시고 그 말을 내뱉었다.

 

 

사랑하는 울엄마에게

엄마! 나도 가끔 억울했던 과거일이 떠올라 몇십분은 그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엄마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내가 상상할수 없는 일이겠지.

근데 엄마 당신의 아들로서 내가 해줄수 있는 일은 없네.

시간을 과거로 돌릴수도 없고, 그 사건을 정확하게 알수도 없네.

엄마, 나는 내가 할수 있는 건 마라톤 연습처럼 지금 이순간

한발자국 한발자국 그냥 내딛는 거밖에 없어요.

 

 

그래도 가족밖에 없네요. 엄마.

친누나들이 엄마를 위해 요양원보다 원롬 임대를 알아보고 있으니,

엄마랑 같이 사는 넷째 누나랑 조카가 엄마 비유 맞추면서 사는게 너무 힘겨운가봐.

작은 소리에도 시끄럽다고 잔소리하고, 남자 조카가 오면 쌍욕이 나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집이란 나혼자 사용하는 게 아니잖아. 엄마.

어릴때 폭력적인 아빠랑 살았던 우리 육남매, 아빠가 있는 집은 그냥 지옥이었잖아.

 

 

근데 엄마, 나는 아빠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어.

아빠가 선지식으로 그런 행동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집이란 사용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즐겁게 머무는 곳이라는 걸 알지 못했을거야.

우리 집에서 목소리 제일 큰 사람은 사랑하는 아내다.

그리고 두번째로 목소리 큰 사람은 사랑하는 딸이다.

21세기는 암탉이 울어야 집안이 화목하다는 증거다.

아무튼 오늘은 엄마 이야기를 쭉 적어보았네.

(울엄마. 강순엽 여사님. 건강장수하세요. 내가 기원 많이 할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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