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키님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진행자로서 좋은 책을 선정하는 것은 독서모임 절반은 성공한 것과 같다고.
처음 (작은땅의 야수들) 600p에 압도당했다. 어느 세월에 이걸 다 읽지.
근데 책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어느덧 새벽1시~ 3시까지 책에 푹 빠져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독서모임이 있는 날을 학수고대하게 만들었다.
다들 어떤 이야기를 품고 참여하실까?

저 태극기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걸까?
이 책은 1918년 ~ 1964년 현대사를 품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덮는 순간, 그 현대사라는 대하드라마를 정주행한 기분이다.
드라마 카메라가 등장인물을 비추면 나는 왠지 지나가는 행인이나
그 주인공을 담기 위해 촬영하는 카메라맨이 된 것 같은 관점이었다.
작은 땅의 야수들 독서모임
2025. 02. 08 오후3시 다옴카페
진행자 : 로키님
참석자 : 자유님, 참새님, 또바기님, 행운의여신님, 민고미님,
프리지아님, 카르페디엠님, 김얼수님, 세번째별님, 용기곰돌이 (11명참석)

토론 주제
1 - 간단한 자기소개와 책 읽은 소감
2 - 소설 속 등장인물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봅시다
3 -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4 - 이 책에 교훈(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5 - 이 소설에서 이해가 어려웠던 부분은?
6 - 이 소설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을 서로 이야기 해 봅시다

그는, 갑자기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자동차들과 자전거들, 술주정뱅이들의 노랫소리, 신선한 밤공기, 어두운 도로 위에 액체처럼 흘러내린 불빛들까지그 어느 때보다도 다채롭고 생생한 감각으로 자신을 가득 채우는 걸 느꼈다. 집에 점점 가까워지면서 대로변의 희미한 노랫소리는 잦아들었고,이따금 천진하고 리듬감 있게 울려퍼지는 소쩍새 소리가 이 적막한 밤의 고독을 한층 순수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봄밤에 들려오는 새의 울음소리가 이처럼 한철의 마음을 파고들며 통렬하게 다가왔던 적은 없었다. 삶의 모든 것이 그 소리에 담겨 있는 것만 같았다(p329)

옥희는 라일락 향기와 함께 이 모든 소리를 깊이 들이마셨다.
주변의 모든 곳에서 삶은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계속 나아가는 중이었고,
그들의 삶 역시 다른 모든 것이 존재하는 세상 안에서 나아가고 있었다.
모든 존재가 공기처럼 가볍게 서로에 가 닿으며 투명하게 반짝이는 지문을 남겼다(p429)

나는 이 책에서 내가 진정으로 동경하는 삶을 발견한 것 같았다.
삶의 모든 것이 그 소리에 담겨 있는 것만 같았다.
라일락 향기와 함께 이 모든 소리를 깊이 들이마셨다.
그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깊이 들이마실수 있는 마음의 경애가 부러웠다.

로키님이 맛있는 빵을 참석자에게 선물해 주셨다.
오후3시쯤 참석하는 멤버들에게 이 빵의 에너지는
열띤 토론을 여는 시발점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참새님께서 나에게 과제를 주셨다.
사랑하는 딸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빵을 잘라주세요.
(작은 야수의 땅) 소설에는 많은 부분의 배드신이 등장한다.
그래서 내가 새벽3시까지 읽은 걸까 ^^
아무튼 인생에서 사랑을 빼면 도대체 뭐가 남을까요?
오로지 나만의 생각이다 ^^

하지만 그 후 한철이 깨달은바, 인생은 곧 바퀴였다. 영민한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진 그 바퀴를 잘 굴려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반면 어리석거나 운이 나쁜 사람은 그 바퀴에 깔려 무참히 짓밟힐 수도 있었다. 그 두 극단 사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직 그 바퀴를 앞쪽으로굴러가게 하는 일에 온 힘을 쏟았다. 먹고 자고 정사를 나누고 아이를 갖는 것처럼 흔히 인생의 휴식 혹은 쾌락이라 여겨지는 일조차도,실은 무의식중에 그저 그 바퀴를 앞으로 굴리는 일에 불과했다. 그들이 진정으로 멈추는 순간은 오직 죽음을 맞이할 때뿐이었다(p544)

제일 인기있는 식순은 아무래도 등장인물에 대해 토론할때였다.
제일 나쁜 놈으로 분류되었던 기회주의자들 (한철, 미꾸라지)
삼각관계로 사랑을 불태웠지만 결국 각자의 삶으로 결말된 (옥희, 정호)
3.1운동 핵심 인물이었던 (명보, 성수, 예단, 은실)
개인적으로 눈여겨본 인물 (호랑이와 야마다 겐조)
역시 남이라는 존재를 도마위에 올리고 요리하는 건 신나는 것 같다 ^^

내가 말했지.
호랑이를 죽이는 건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만이라고.
그리고 그건 호랑이 쪽에서 먼저 너를 죽이려고 할 때뿐이다.
그럴 때가 아니면 절대로 호랑이를 잡으려 들지 말아라. 알겠느냐?(p23)

나라(호랑이)가 먼저 너를 죽이려고 할 때만
호랑이를 죽일수 있다고 말한 경수 아버지의 외침
나라와 개인의 성공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과연 나라의 이득을 위해 행동할수 있을까?

2시간의 토론은 눈썹 한번 깜빡하는 시간과 동일하게 흘러갔다.
이대로 (작은 땅의 야수들) 책모임을 마감할순 없었다.
아직도 등장인물과 좋아했던 구절, 이해되지 않은 부분을
더 세심하게 파헤쳐야 하는데요. 정말 이대로 끝나는 건가요?
나의 간절한 눈빛에 흐뭇한 미소로 답하는 네 분과 (깡돌찜닭)으로 향했다.
자~~ 그럼, 2차 책모임을 진행해 봅시다.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이 고유한 의미를 지닌 존재라고 믿는다.
그러지 않으면 각자의 인생을 버터내기 어려울 것이다(p119)

고유한 의미를 지닌 존재들이여!
인생살이 쉽지 않지만 우리 잔을 들어올려봅시다.
그리고 이 술한잔 마시고 그 삶을 잘 버텨봅시다.
(1. 2. 3. 마시자)

두 동생들과 달리, 월향은 혼자만의 생활에 꽤 만족하는 듯 보였다.
고독은 그를 감싸는 아름다운 외투 같았다(p375)

이제 정호는 자신의 분수를 넘어선 어떤 의미 있는 존재가 되려고 노력했던 것 자체가 실수가 아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아무리 애를 써도 그가 일구어낼 수 있는 최선의 일생은
길거리의 개처럼 살다 죽는 것뿐인지도 몰랐다(p405)

창원 성산아트홀 조형물
매번 볼때마다 떠오르는 감정은
저 조형물이 로켓 이미지로 나에게 다가온다.
저 로켓에 탑승하여 다른 행성으로 훌쩍 떠날수 있을 것 같은 상상.
왜 너는 다른 행성으로 갈 용기가 생긴거니?

독서클럽창원 (작은땅의 야수들) 책모임
정말 마음씨 따뜻한 분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오늘 새겼다.
이보다 더 멋진 추억을 또 새길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3차 모임이 끝날때까지 책 진행자 로키님은
오늘의 책모임이 좋았는지 혼자 되뇌고 있었다.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로키님 제가 장담할께요.
(작은 땅의 야수들) 책모임보다 더 즐겁고 멋진 책모임은
앞으로는 나올수 없을 겁니다. 제가 약속할께요.
(작은 땅의 야수들) 책을 선물해 주신 (카르페디엠)님께도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아~~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요. (대한민국만세) 외쳐주신 선조님들.
당신들 덕분에 후세들은 이리도 자유를 누리고 삽니다.
저 태극기의 의미 잊지 않고 살아갈께요.
나는 행복한대. 옆에 우리딸은 짜증을 부린다.
(으이구. 술냄새 나네. 한잔만 먹으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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