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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이제 이별해야겠다.

너무 잔인하고 살인적이지만

새로운 사람 만나 너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기를 바라며

너를 이제 보내려고 한다.

너무 아파하지마.

 

 

20년전 넷째 누나가 어렵게 번 돈으로 고등학교 졸업 선물이라며

너(롱코트)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지.

첫 만남 기억나니?

 

 

10년전 고등학교 동창과 술 약속이 있어서 나의 영원한 동반자

너와 함께 약속 장소로 향했지.

동창 녀석은 나를 보며 한 마디했지.

 

 

'너 대단하다.

아직까지 그 옷을 입고 다니는 거야' 색이 발한 것 같은데?

다른 옷 입고 다녀!' 라고

너를 무시하고 얕잡아 보았지만.

 

 

난 '아직까지 너의 매력에 푹빠져 있어서,

괜찮은데' 말했지.

타인의 말과 시선(옷 스타일)에 신경쓰지 않았어.

 

 

8년전 서울 근무할 때 아는 여자애도

나를 보며 너 진짜 '패션 테러리스트'라며

나의 패션 스타일을 지적한 적도 있어.

난 똥고집이 있어서 그런지

그런 말들이 그렇게 신경쓰이지 않았어.

 

 

그냥 너를 보내기가 미안해서 이렇게 너와의 사랑을 표현하며

20년 가까이 동고동락했던 너를 보내려고 해.

 

 

올해도 너와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곰팡이 같은 하얀 색과 검정색이 거의 없어진

너의 모습을 보고는 이제는 진짜 이별해야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어.

난 참 못된 사람이지.

 

 

너무 잔인하게 아침 출근길에

너를 인정사정없이 붙잡고 끌고 갔지.

 

 

그리고 아파트 1층에 있는 헌 옷 사물함에

너를 과감히 넣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출근했지.

그래도 이별은 이별이니 이렇게

너와의 이별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남겨본다.

 

 

너에게는 나에게 잊지 못할 수많은 겨울의 추억들이 담겨져 있어.

사랑의 추억, 이별의 추억, 고독의 추억,

만남의 추억, 잊고 싶은 충동적인 추억 등

난 너와 함께 사회라는 통로를 걸을 때마다 왠지

내가 '매력적인 남성'이 된 것 같은 자존감을 선물한 너라는 걸 알지.

 

 

'네가 더 이상 이 여자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이 여자를 버리겠다고 맹세하라'

 

 

사랑보다는 입고자 하는 매력을 잃어 버렸기 때문에

너를 사랑할수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거야.

나 이해하지.

 

 

이제 정말 안녕,

새롭게 달라져서 새로운 사랑하기를 빈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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