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새롭게 365일 시간을 선물 받는 기분이라서 언제나 설래고 행복하다.
그 설램과 행복으로 오늘은 어떤 추억을 쌓을까 웃음 지으며
'허그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선 마산 합포구 도서관에서 작년 12월초 희망도서 신청했던 '우리 몸이 세계라면'
책이 구입할 의사가 없는지 계속 '신청중'이라는 메시지만 떴다.
마냥 기다리다 새해가 다가왔고 1월2일을 맞이했다.
어쩌지 '책모임' 못 간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책 구입해서 어렵지만
읽는데까지 읽고 나갈까 고민에 빠졌다. 나의 결정은 후자를 선택했다.
올해는 계획한 일은 반드시 실행하자로 나와 약속했다.
'허그 카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벽면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힘들었지! 따뜻하게 안아줄께' (Hug cafe)
이틀 동안 잠을 줄려가며 책을 완독해서 힘들었지, 따뜻하게 안아줄께라고
카페 주인께서 직접 말하는 것처럼 나의 궛가에 그 목소리가 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2층 문을 열고 카페를 구경했다.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는 허그 카페 사장님과 간단한 담소를 나누고 '유자차'를 주문했다.
허그 카페는 1층에서 세미나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마냥 신기했다.
토론주제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는 노트북과 티비모니터를 연결하여 김승섭 작가의
책 소개 동영상을 보았다.
왠지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임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자기소개와 책에 대한 총평으로 (우리는 가끔 우리 몸이 두개였으면 좋겠다고 표현합니다.
이 책은 우리 몸이 세개라면) 이었어 왠지 끌렸다고 유머로부터 책모임을 시작했다.
이 책은 역사와 과학을 줄기 삼아, 인간의 몸과 질병에 대해 논하고 있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 주제는 생산되지 않는 지식과 측정되지 않는 고통에 대한 것이었다.
인간을 병들게 하는 가난과 인종차별에 대해서, 표준화된 몸이 되지 못해 아파야 했던 여성의 몸과
가장 절실히 필요한 의약품이 가장 천천히 개발되는 세계의 논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면서 이해를 포기하지 않는 길을 함께 모색했다.
모든 지식은 특정한 사회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지식이 생산된 역사적 맥락을 아는 일은 그 결과를 이해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리고 질문하고 검증하는 과학의 힘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 어떤 명제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더 나은 설명을 찾아가는 과학적 사유는
인류가 세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가장 든든한 도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다 막다른 벽에 막혀 답답해할 때면,
어김없이 누군가가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서 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학자들이 그 보이지 않는
노력에 빚지고 있습니다.(서문에서)
우리 7명은
1.표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 권력과 자본에 연결된 기업의 노골적이면서 은밀한 폭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9년 1월 1일 한겨레 신문 빼고 전 신문 1면에 삼성광고가 게재되었다)
삼성은 광고 게재 조건으로 '삼성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내걸었다'
3.필요한 약이 개발되지 않는 이유와 이 문제가 해결될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나눴다.
4.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나 혐오감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나눴다.
5.평소 비판적이며 과학적 사고를 하는지 의견을 나눴다.
6. 트렌스잰더나 동성애자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편견 의견을 나눴다.
* 인종이란 무엇일까, 인종은 고정관념이다. 실제로 직접 알아보지 않고,
누군가에 대해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많은 방법 중 하나다.
지구라는 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은 모두 20만년전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에 속하는 변이들이고, 피부색에 기초한 구분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생겨난 피부색이라는 특정 형질, 즉 멜라닌 색소의 양 차이일 뿐이니까.
한국에는 최소 15만 명의 트랜스젠더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
15만 명이라는 숫자에 난 놀라웠다.
김승섭 당신은 어떤 연구자가 되고 싶은가?
한국에서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연구하는 사람의 수는 적고, 필요한 연구는 너무나 많다.
이곳에서 배운 방법론으로 한국사회의 절박하고 중요한 문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단기적인 성과만을 주목하는 오늘날 대학에서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의
몸과 질병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부조리한 사회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고통을 과학의 언어로 세상에 내놓은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이 일을 해 보겠다.
라고 말한 작가가 멋져 보였다.
토론의 결과는 시각적인 차별을 가진 우리 사회와 개인이 '교육과 문화'로 이해하는 자세
포용하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이 문제들은 조금씩 논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공유했다.
나와 다른 의견과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의 모든 아침 (파스칼 키냐르) (0) | 2024.02.16 |
---|---|
(프랑수아즈 사강) 어떤 미소 (2) | 2024.02.16 |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4) | 2024.02.15 |
작별 (한강) (2) | 2024.02.15 |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제임스 H. 루빈) (2) | 2024.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