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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오지 않는다’

(현재진행형의 상실, 그 쾌감)

 

우선 2018년 10월 (독서클럽창원)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다.

독서로 통해 다양한 저자를 만나고, 그 저자가 펼치는 스토리에 푹 빠져

등장인물들이 외치는 작가의 메시지에 감동하고 사색하는 게 좋았다.

그래서 더 깊고 넓게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새로운 욕망이 솟구쳤다.

네이버 검색으로 이 카페를 알고 가입하고 책 모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날짜를 정하고 그 책을 읽고 모여서 토론한다.

12월이면 ‘정기모임’을 운영하는 데 그 식순에 서로 책을 선물하는 게

있었다. 난 별밤님이라는 닉네임 여성분에게 이 책을 선물 받았다.

 

2019년 1월 20일(일) 오전10시 30분에 창원 가로수길 세오카페에서 모여

‘세상의 모든 아침’ 자신이 독서하고 느낀 점을 공유했다.

난 벌써 1월에 3번의 책 모임에 참석했다.

그리고 깊이 있는 독서보다 끝까지 읽는다는 명확한 목표로 달렸던 것 같다.

 

그래서 토론 중에 다른 멤버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반론하는 의견만 많이 낸 것 같다. 그리고 모임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천천히 되짚어 보면서 서두르지 않고 음미하며 읽어 내려갔다.

 

그랬더니 다른 멤버의 심정과 분노가 이해가 갔다.

마레라는 젊은 남자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철저히 생트 콜롱브 집안

사람들을 이용한다.

그리고 자신의 본능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최후의 장면에서 생트 콜롱브와 마레 두 사람이 '눈물들' 곡을 연주를 할 때

생트 콜롱브의 눈물과 마레의 눈물의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생트 콜롱브가 사랑하는 큰 딸과 마레는 사랑에 빠진다.

마레에게는 그건 사랑이 아니였다. 단지 비올라 다 감바의 연주법과

스승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자신의 출세에 이용하려는 계획적인 남자였다.

 

아내의 죽음으로 이 소설은 시작된다.

어쩌면 마레는 콜롱브의 과거 모습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옮긴이가 말한 것처럼 현재진행형의 상실과 그 쾌감

콜롱브는 상실(아내의 죽음)로부터 자연이 만들어 내고 있는 음악의 언어를 깨닫게 된다.

 

상실로 통해서 얻게 되는 고독의 고통, 심장이 찢기는 고통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남을 즐겁게 춤추게 하는 능력은 있지만 혼자일 때

어떤 연주로 나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답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음악이란 자신의 감정(생노병사, 인생, 사랑)을 악기에 심어야 한다.

그것을 연주하고 관객에게 들려주지 않는다면 진정한 음악가가 아니라고

생트 콜롱브로 통해 파스칼은 말해주는 건 아닐까,

 

마들렌의 죽음에 관련해서 우리는 서로 대화를 나눴다.

마레는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마들렌으로부터 철저히 배우게 된다.

연주하는 법, 여성과의 쾌락 등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한 후

마들렌과 거리를 두고, 이제는 나의 몸이 당신을 생각하지 않고 반응조차

하지 않는다며 이별을 전한다.

 

마들렌은 마레 아기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의 차가운 이별에서

오는 마음의 병으로 천연두 바이러스에 걸려 악성 전염병에 걸리게 된다.

서서히 죽어가는 딸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콜롱브는 마들렌의 머리를

손으로 쓰담어준다. 마들렌은 마레가 자신에게 연주해주던 <꿈꾸는 여인>을

아빠에게 연주해 달라고 부탁한다. 콜롱브는 분노하며 방을 뛰쳐 나간다.

 

콜롱브의 부탁으로 마레는 마들렌을 만나려 온다.

마레는 마들렌의 부탁으로 <꿈꾸는 여인>을 연주해 준다.

그러나 마들렌은 눈을 감지 않고 음악을 감상하지 않고 오로지 마레의 몸

구석구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본다.

그 연주가 마들렌 자신을 그리며 작곡한 곡이 아닌 것을 느껴겠지,

 

저런 기회주의자, 가시적인 위선주의자, 그런 인간 때문에 괴로워하고

보고 싶어 안달했던 자신을 얼마나 채찍으로 가슴을 갈기갈기 후러쳤을까, 상상해 본다.

자신의 사랑 완성하려고 자살했을 거라는 의견에 공감할 수 없었다.

 

자신이 너무나 미워서 오로지 죽고 싶다는 심정뿐이 아니였을까,

만약 몸이라도 건강했다면 마들렌은 음악으로 훌훌 털어버리고 콜롱보처럼

자신만의 오두막에서 그 고통의 감정을 목 놓아 부르고 연주했을 것 같다.

 

우리 인생에 고통의 길이 자신 앞에 놓이게 되면

그 길을 꽃길로 포장하고 개척하는 소박한 쾌락주의자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진짜 좋은 책이니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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