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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좋은 드라마를 만났다

 

 

 

떠나신 분께서

하고 싶었던 말

 

 

전하고 싶었던 생각

 

 

우리가 대신

읽어 드리는 거야

 

 

무브 투 헤븐

(안식처,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

 

 

한 상자에

모든 추억이 담긴다

 

 

후견인이 되어 주길 희망하는

유언장

 

 

내가 이 집 주인이거든

 

 

3개월의 동거 기간 동안

 

 

무브 투 헤븐의

직원으로 일을 해야 합니다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그 시체 처리인지 뭔지

그거 말하는 거냐?

 

 

현장은 돌아가신 분들

집입니다

 

 

마지막 이사를 시작하겠습니다

 

 

가족도 안 가져가는 쓰레기

가져가서 뭐하려고?

 

 

누군가의 가장

마지막 이야기

 

 

사랑하는 분에게 남기신

편지가 있습니다

 

 

다양한 사랑을

존중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위해 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뿌뜻할까?

 

 

전하지 못한

당신의 마음을

 

 

무브 투 헤븐이

전해드립니다

 

 

죽음에 대해서

가족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게 된 소중한 드라마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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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오지 않는다’

(현재진행형의 상실, 그 쾌감)

 

우선 2018년 10월 (독서클럽창원)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다.

독서로 통해 다양한 저자를 만나고, 그 저자가 펼치는 스토리에 푹 빠져

등장인물들이 외치는 작가의 메시지에 감동하고 사색하는 게 좋았다.

그래서 더 깊고 넓게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새로운 욕망이 솟구쳤다.

네이버 검색으로 이 카페를 알고 가입하고 책 모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날짜를 정하고 그 책을 읽고 모여서 토론한다.

12월이면 ‘정기모임’을 운영하는 데 그 식순에 서로 책을 선물하는 게

있었다. 난 별밤님이라는 닉네임 여성분에게 이 책을 선물 받았다.

 

2019년 1월 20일(일) 오전10시 30분에 창원 가로수길 세오카페에서 모여

‘세상의 모든 아침’ 자신이 독서하고 느낀 점을 공유했다.

난 벌써 1월에 3번의 책 모임에 참석했다.

그리고 깊이 있는 독서보다 끝까지 읽는다는 명확한 목표로 달렸던 것 같다.

 

그래서 토론 중에 다른 멤버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반론하는 의견만 많이 낸 것 같다. 그리고 모임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천천히 되짚어 보면서 서두르지 않고 음미하며 읽어 내려갔다.

 

그랬더니 다른 멤버의 심정과 분노가 이해가 갔다.

마레라는 젊은 남자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철저히 생트 콜롱브 집안

사람들을 이용한다.

그리고 자신의 본능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최후의 장면에서 생트 콜롱브와 마레 두 사람이 '눈물들' 곡을 연주를 할 때

생트 콜롱브의 눈물과 마레의 눈물의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생트 콜롱브가 사랑하는 큰 딸과 마레는 사랑에 빠진다.

마레에게는 그건 사랑이 아니였다. 단지 비올라 다 감바의 연주법과

스승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자신의 출세에 이용하려는 계획적인 남자였다.

 

아내의 죽음으로 이 소설은 시작된다.

어쩌면 마레는 콜롱브의 과거 모습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옮긴이가 말한 것처럼 현재진행형의 상실과 그 쾌감

콜롱브는 상실(아내의 죽음)로부터 자연이 만들어 내고 있는 음악의 언어를 깨닫게 된다.

 

상실로 통해서 얻게 되는 고독의 고통, 심장이 찢기는 고통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남을 즐겁게 춤추게 하는 능력은 있지만 혼자일 때

어떤 연주로 나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답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음악이란 자신의 감정(생노병사, 인생, 사랑)을 악기에 심어야 한다.

그것을 연주하고 관객에게 들려주지 않는다면 진정한 음악가가 아니라고

생트 콜롱브로 통해 파스칼은 말해주는 건 아닐까,

 

마들렌의 죽음에 관련해서 우리는 서로 대화를 나눴다.

마레는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마들렌으로부터 철저히 배우게 된다.

연주하는 법, 여성과의 쾌락 등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한 후

마들렌과 거리를 두고, 이제는 나의 몸이 당신을 생각하지 않고 반응조차

하지 않는다며 이별을 전한다.

 

마들렌은 마레 아기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의 차가운 이별에서

오는 마음의 병으로 천연두 바이러스에 걸려 악성 전염병에 걸리게 된다.

서서히 죽어가는 딸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콜롱브는 마들렌의 머리를

손으로 쓰담어준다. 마들렌은 마레가 자신에게 연주해주던 <꿈꾸는 여인>을

아빠에게 연주해 달라고 부탁한다. 콜롱브는 분노하며 방을 뛰쳐 나간다.

 

콜롱브의 부탁으로 마레는 마들렌을 만나려 온다.

마레는 마들렌의 부탁으로 <꿈꾸는 여인>을 연주해 준다.

그러나 마들렌은 눈을 감지 않고 음악을 감상하지 않고 오로지 마레의 몸

구석구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본다.

그 연주가 마들렌 자신을 그리며 작곡한 곡이 아닌 것을 느껴겠지,

 

저런 기회주의자, 가시적인 위선주의자, 그런 인간 때문에 괴로워하고

보고 싶어 안달했던 자신을 얼마나 채찍으로 가슴을 갈기갈기 후러쳤을까, 상상해 본다.

자신의 사랑 완성하려고 자살했을 거라는 의견에 공감할 수 없었다.

 

자신이 너무나 미워서 오로지 죽고 싶다는 심정뿐이 아니였을까,

만약 몸이라도 건강했다면 마들렌은 음악으로 훌훌 털어버리고 콜롱보처럼

자신만의 오두막에서 그 고통의 감정을 목 놓아 부르고 연주했을 것 같다.

 

우리 인생에 고통의 길이 자신 앞에 놓이게 되면

그 길을 꽃길로 포장하고 개척하는 소박한 쾌락주의자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진짜 좋은 책이니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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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여도 슬퍼하지마라.

그 미완성이 먼훗날 웃으며 만날수 있는 좋은 인연이 될수도 있다'

 

빅터는 오늘 따라 마음이 무척 무겁다.

그 마음 갈대를 잡지 못하고 무작정 집밖으로 나왔다.

집 밖으로는 나왔지만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 마음이

가벼워질지 차안에서 핸드폰을 마구 들춰보고 있다.

 

문득 같은 '창원시'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 자만에게 전화를 했다.

자만과는 2년 가까이 같은 창원시에 살지만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서로 바쁜 일상속에서 만남은 쉽게 이루어 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날은 서로 쉬는 날이어서 2년만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급채된 마음은 친구의 만남으로 인하여 기분이 전환되었다.

설레임을 안고 자만 집으로 빅터는 향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있듯 자만와 빅터는 2년의 공백이 꼭 '하루' 만

안 본 사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무엇을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며 걷기 시작했다.

걷으면서 서로 아는 친구의 안부와 소식을 서로 나누며 문득 근처에 사는

태만이를 부르자고 자만는 물어왔다. 5년 동안 보지 못한 태만이가 보고 싶어

빅터는 자만에게 재촉하며 전화할 것을 권했다.

 

그래서 빅터,자만, 태만 이렇게 세 명은 대패삼겹살 집에서 5년만에

한 팀이 되었다. 대패를 20인분 먹으면서 한 순간도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았다.

빅터는 그동안 수다 떨고 싶어 입이 간질간질했던 것이다.

자만와 태만이는 일주일에 한 번은 본다고 했다.

근데 둘이 모이면 '묵언수행'을 하는 것처럼 말없이

서로의 눈빛을 교환하며 대패삼겹살 먹는다고 했다.

빅터는 놀라웠다. 어떻게 식사를 하면서 말 없이 먹을수 있느냐고

빅터에게는 말없이 식사하는 건 혼자 있을 때 이외에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대패삼겹살을 먹으면서 태만이는 희소식을 전했다.

3주후면 베트남 여행을 간다는 것이다. 그것도 '결혼 여행'을

노총각인 태만이는 아는 사람으로부터 베트남 여성을 소개 받고

영상 통화로 매일 베트남 말중 '씬짜요'(안녕하세요) '감언'(감사합니다)만 말하며

사랑을 키워왔다며 처음부터 결혼을 전제로 통화한 것이므로

이제서야 마음을 정하고 떠난다고 했다.

 

한 번의 만남도 없이 영상 통화만으로 결혼을 하기로 정했다는 게 빅터는 놀라웠다.

유부남인 빅터는 결혼은 한 번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므로 다시 생각하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체험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축하보다는 염려가 되었다.

그래도 혼자보다는 11살 어린 베트남 여성과 행복한 둘만의 인생을 열어가는 것에

설래고 있는 태만이에게 행복만 가득하기를 응원을 보냈다.

그들은 2차로 생맥주 집으로 이동했다.

 

고등학교 동창생인 세 명은 자연스럽게 '고등학교 시절의 사건 사고들' 하나씩

추억 앨범을 펼치며 하나씩 넘기는 것처럼 '은식이 불알에 구멍난 이야기'

'6대6으로 펜팔한 이야기' '방학이면 우리의 아지트였던 자만이 집 집결해서 고스톱판을

펼치던 이야기' 등 그 순간을 다시 돌아가며 희희락락 웃으면 시원한 생맥주를 먹었다.

 

근데 자만이가 빅터에게 '너 혹시 미혜 누나 기억하나?' 그 누나 이 근처에서

강아지랑 고양이 애견샵 운영한다며 말했다.

 

19년전 영상이 빅터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자만이는 항상 여자친구를 알게 되면 빅터와 봉우를 데리고 갔었다.

자만 너는 왜 첫만남 자리에 왜 우리를 데리고 갔냐고 빅터는 물었다.

자만이는 '혼자서 만나는 게 어색하고 용기가 나지 않아서' 같이 갔던 것 같네라며 대꾸했다.

 

근데 신기했던 것은 첫 만남을 리더하고 이끄는 것은 언제나 빅터였다.

그렇다보니까 첫만남 이후에는 그 여자친구들은 빅터와 오래 기간 연락하는

좋은 인연으로 발전하게 된다. 자만과는 점점 연락이 뜸해지는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만이는 가끔 빅터를 미워하고 질투했다.

자신이 아닌 빅터에게 그 여자친구들 안부를 듣는다는 게 굉장히 불쾌했다.

하지만 '그 여자친구'들은 자만이와는 아무런 깊은 정을 나눈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만의 질투와 경시하는 마음은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다.

 

'미혜와 빅터는 19년전 서로 썸을 탔던 사이였다'

첫만남에서 미혜는 빅터의 어깨를 툭치며 '귀엽게 생겼네'라며 말을 건네며

환한 미소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둘은 주소를 서로 교환하며 펜팔을 시작한다.

서로 경쟁하듯이 이쁜 편지지와 큰 달력 뒤면에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사이로

호감을 쌓여간다. 그리고 친구들을 대동하여 놀이기구와 동물원에도 놀러간다.

 

미혜는 빅터에게 자신의 어머니가 빅터 너 보고 싶어한다며 '마산' 집으로 올 것을

권유하지만 빅터는 서로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미혜의 어머니 만나는 게 큰 용기가

나지 않아서 결국 거절한다. 어찌 보면 그때 미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빅터에게

우리 좋아하는 감정있으니까, 네가 고백해야지를 찔러주었지만 빅터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며 편지, 전화, 여행에만 그 순간에만 몰입했던 것이다.

 

연애의 경험이 없던 빅터, 얼마나 눈치 없는 빅터를 보면서 미혜는 답답했을까,

요즘같은 시대였으면, '아~~나 너 좋아해, 사귀볼래'라고 미혜는 말했을 것이다.

근데 1990년대는 왠지 여자가 고백하면 없어보이고, 왠지 진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미혜는 직장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그 직장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연애 후

이른 나이에 결혼하게 된다. 빅터는 대학 생활과 군입대로 정신없이 보낸다가 몇 년후

자만이로부터 미혜 누나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2차가 끝나고 자만이와 빅터는 미혜 가게로 가게 된다.

19년이라는 세월이 말해주듯 서로 '누군지?'라며 둘은 머리를 까우뚱거리고 서 있다.

자만이도 미혜를 만난지가 14년전이었다.

자만이는 미혜를 보면서 '누나'라며 운을 떼며 서로 악수하고 대화를 시작했다.

미혜와 빅터는 어색하면서도 반갑게 악수하며 서로 맞장구쳤다.

'진짜, 서로 길거리에서 만나도 못 알아보겠는데요'

 

19년전 미혜는 안경 쓴 얼굴에서 렌즈 삽입으로 안경이 없는 얼굴로

빅터는 렌즈 끼는 얼굴에서 안경을 쓴 얼굴로 변화된 것이므로

당연히 서로 알아보기 힘들었던 것이다.

1시간 가량 3명은 서로 담소를 나눴다.

 

소주를 3병 먹은 자만이는 술이 알딸딸해, 19년전 고3 때로 돌아가는지

그 시절 미혜를 조금 좋아했던 이야기를 하고, 누나에게 애교를 부렀다.

미혜는 사업에 지친 기분을 애교 더는 동생에게 위로 받고,

옛날 썸탔던 빅터가 앞에 있어 내심 기분이 상쾌했다.

 

미혜는 자만이에게 조언한다.

자만아, 인간 관계는 무리하게 연결시켜려고 하면 그 상대방이 거부감이

많이 생기니까, 조금씩 보일듯 말듯 천천히 상대방에게 다가가야 돼

그래야 상대방도 부담없이 마음을 여는 거야. 다음에 볼때는 자만이도

꼭 연애해서 이쁜 아가씨 데리고 와. 그리고 빅터는 이쁜 딸내미 데리고 오고,

 

미혜와 빅터 그리고 자만이는 오늘 사회에서, 직장에서, 사업장에서 지친 마음을

푸는 하루가 되었다.

 

만약 그때 미혜와 빅터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귀는 사이가 되었더라면

19년후 이렇게 그들은 웃으면서 악수할 수 있었을까, 대부분 사랑이 시작되면

만남 다음에 반드시 이별이 있듯 이별 후에는 다정한 악수를 할 수 없는

아픈 추억을 갖고 있기에 이런 좋은 인연으로 이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랑, 성공이라는 단어보다 미완성, 아직도 달리고 있는 현재진행형이 어찌보면

인생의 더 좋은 결과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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